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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함께 신학을 공부합니다 2.신학생이지만 신학을 잘 모릅니다 3.모르는 만큼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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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레북] 책, 먹는건가요? _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 제임스 사이어
    오레북 2020. 6. 1. 05:35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
    국내도서
    저자 : 제임스 사이어(James W. Sire) / 이나경역
    출판 : 이레서원 200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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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준 (오늘의 신학공부 팀원)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출판사들 앓는 소리야 항상 있었다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 또한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전체적인 독서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옛날에는 심심해서 책 읽기도 했다는데, 이제는 눈과 귀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들이 차고 넘친다. 유튜브만 까딱 잘못 들어가도 2-3시간쯤은 우습게 사라지는 경험,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미디어 속에 둘러싸여 자라나지 않은 세대들도 독서할 시간을 뺐기는 상황인데,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환경 속에 자라나는 이들에게는 아예 독서가 바둑 쯤 되는 어르신들의 취미로 여겨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점에 가거나 독서 관련한 컨텐츠들을 보다보면, 독서를 권유하며 책읽기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많은 말들을 볼 수 있다. 너무나 필요한 말들이지만, 이러한 주장들 중에는 조금 우리를 슬프게 하는 주장들도 보이곤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주장은 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은 지식의 보고라 불리며 옛날부터 많은 이들로부터 축적된 지식들이 많다. 그러한 지식을 취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적이다. 똑똑한 사람들 역시도 사실 책을 많이 읽는다. , 한마디로 말해 똑똑해지려면 읽어라는 말이다.

     

     다 맞는 말인데,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같다. 우리가 정말로 똑똑해 지기 위해서 책을 읽었던가. 정보전달의 역할은 책 말고도 많은 미디어에서 이미 더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은 논외로 두더라도,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봐야 했다.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라는 제목은, 그래서 제목만으로도 큰 울림이 있었다.

     

     책은 단순히 책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저자의 세계관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장르별로 제대로 읽는 방법에 대한 소개, 글의 배경이 되는 컨텍스트들을 설명한 후 건강한 독서 습관을 위한 실천적인 지침들을 소개하며 끝난다. 사실 상 처음의 내용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책의 정보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책에서 말하는 내용 역시도 여러 숨겨진 전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지 정보를 얻겠다는 생각으로만 책을 읽는 행위는 원색적으로 표현해서, 독서라는 예술의 매춘이라 할 수 있다.(p. 221)"라는 강한 표현까지 하며 그러한 행태를 비판한다.

     

     이 책의 세부적인 신학적 관점에 동의하든 안하든, 1장에서 저자가 직접 밝혔듯이 독서에 관해서는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 한 때 속독이 매우 인기였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책을 단지 정보전달의 매체로만 판단했기 때문이다. 빨리 읽는 다면 당연히 많은 정보를 더욱 빨리 머릿속에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빨라도 지금은 주변에서 찾기도 힘든 낡은 컴퓨터 근처에도 못가겠지만 우리에게 그런 환상은 여전히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딱 제목처럼. 욕심을 내려놓고 천천히 저자의 생각에 집중하고, 표현에 집중하고, 그 마음에 집중한다면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고 입력하는 것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약간의 답답함을 친구삼아 어절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미세하게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를 캐치하는 것은, 오히려 느리게, 책을 통해 보기에 보이는 것들이다. 

     

     “특히 크리스천들은 그들이 지으신 창조주의 정신을 드러내야 한다. 책을 더 잘 읽을 수 있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곧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에 진일보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님을 따라 그분의 생각대로, 생각하는 쪽으로 도약한다는 뜻이기도 하다.(p. 21)” 우리가 읽어야 할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귀찮고 눈두덩이의 무게를 실감하는 나날들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독서를 권한다. 앎의 기쁨과 인간에 대한 지혜, 그리고 하나님을 알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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